(충북뉴스 박현정의 서비스 산책) 칼바람에 체감온도가 마치 영하 30도 같은 겨울의 어느 날, 옷깃을 여미고 총총걸음으로 신촌세브란스 병원을 향해 가고 있었다.

신촌역에서 세브란스 병원까지 걸어가는 길에는 노점에서 파는 길거리 음식들이 유난히 많은데 핫도그, 떡볶이 등 평생 먹어도 질리지 않을 것 같은 한국인의 간식들이 대부분이다.

이날도 곁눈질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음식들을 구경하며 걸어가는데 생전 처음 보는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보통 노점 음식 하면 아줌마나 아저씨들이 앞치마에 팔토시 같은 걸 착용하고 떡볶이나 호떡을 파는 것을 생각하는데 특이하게도 한 노점에선 전문 셰프들이나 입을법한 복장을 한 남자가 ‘그릴드 치즈 샌드위치’를 만들고 있었다.

점심을 먹은 직후였지만 이색적인 풍경과 맛있어 보이는 음식에 끌린 나는 일단 3,000원짜리 메뉴를 하나를 주문하고 계산을 하려 지갑을 열었는데 천 원짜리 지폐 두 장 뿐이다. 난감한 내 표정을 알아챈 셰프는 “저희 카드 결제도 돼요.”라며 오히려 흔쾌히 결제해 주셨다.

보통 노점에서는 카드 수수료 때문에 현금만 받는 게 일반적인데 뜻밖이었다. 현금이 없어 선뜻 구매하지 못하는 고객의 불편함을 이해하고 수수료를 감수한 배려의 마음이 느껴졌다.

“현금밖에 안 돼요!”라며 앙칼지게 말해 그 이후로 다시는 안 가는 우리 동네 김치찌개 집과는 너무 상반된 모습이다.

더군다나 따뜻한 난로까지 준비되어 있어 언 몸을 녹이며 먹는 따뜻한 샌드위치는 세상 맛있었다.

복장이 주는 메시지는 매우 강력해 고객 스스로 판매자에 대한 긍정적 프레임을 씌우게 만든다.

‘와 셰프인가 봐?’, ‘전문적으로 요리를 하는 사람인가 본데?’ 이러한 프레임은 판매자에게 아주 유리하게 작용한다.

노점상에서 호텔 셰프 복장을 갖춘 판매자의 음식은 고객으로 하여금 ‘특별함’을 느끼게 만든다. 자신이 지금 구입하는 것이 ‘길거리 음식’이 아닌 ‘요리’가 되기 때문이다.

프로는 결코 복장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 기사가 전쟁에 나갈 때 갑옷을 챙겨 입는 것과 같다.

전쟁에 뛰어난 기사일수록 기본준비에 충실한 것은 작은 실수가 죽음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기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늘 때와 장소에 맞는 복장으로 고객 스스로 프레임을 씌우게 만들어 전쟁을 승리로 이끌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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